2012년 5월 31일 목요일

하연이와 나의 공통점

1. 주변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관심이 많다. 다시 말해 현재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집중도가 낮다.  한마디로 집중력 결핍이라는 것인데.  집중력이라는 것은 성공하는데 아주 좋은 자산인데 이것이 없다.  안타깝지만 누굴 탓하랴.  아버지에게 물려 받은 나쁜 유전자를.  미안하다.  그것 없이도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줄께.   또 보면 나보다는 끈기가 있으니까 나는 실패해도 너는 성공할 수 있단다.  어머니에게 물려받은 좋은 유전자가 있쟎니.

2.  느리고 굼뜨다.  우리 귀여운 하연이를 선생님이 부를 때 거북이2 라고 한단다.  짝꿍 도현이는 거북이 1이란다.  내가 니가 거북이1이니? 하고 물어보면 아주 화낸다.  자기는 거북이2란다.  미안해. 하연아.  니 아빠도 느리고 굼뜨고 어릴 때 좀 덜떨어졌었다.  빠릿빠릿 하게 챙기는 능력 심히 부족했다는 거지.  쵸코파이 나누어 줄 때 맨뒤에 섰다가 다 떨어져서 못 받고.  니 아빠가 그랬단다.   특히 유치원비 아끼기 위해 학교를 1년 먼저 보내 더 그것이 심하게 보이는 것 같아 미안하구나. 철없는 엄마랑 아빠는 니가 하도 똑똑하길래 잘 할 줄 알았단다.  그래도 다행히 시험은 잘보는 것 같더라.  우리 딸 최고!

3.  책을 좋아한다.  하연이 아빠도 책 좋아하기라면 둘째가라면 서러워 하는데 그게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긴 한데 단점도 있더라.  어쩌겠냐.  그냥 우리 귀여운 하연이는 단점보단 장점을 많이 경험하길 바랄뿐이다.  단점이 뭔지 장점이 뭔지는 궁금하면 아빠가 알려줄께.

4.  덜렁댄다.  우리 아버지가 나에게 가장 걱정했던 것은 깜빡깜빡 덜렁덜렁 실수도 많고 물건도 잘 잊어먹고 그런다는 것.  책가방을 놔두고 실내화 가방만 달랑 들고 학교에 가기도 하고.  지금도 기억나는 2만원짜리 (1980년대 2만원이면 무지 비싼거임) 알토 레코더 (좋은 것였다)를 가뿐하게 잊어먹고 맞으면서 울었던 기억.  그런데 우리 딸네미도 벌써 그런 모습이 좀 보이네.  하연아 세상은 공평하지 않단다.  우리같은 사람은 남들보다 더 많이 노력해야 남만큼 할 수 있단다. 

적고 보니 참 안좋은 것을 많이도 물려줬구나.   어쩌겠니.  낳아준 것을 감사히 여기면서 자기 몫의 단점을 안고 가는 거란다.  똑같은 이야기를 나에게 들려주며 너나 잘하세요라고 말하고 싶은 충동이 든다.  나 뭐야? 정신 분열이야?  내안의 내가 나에게 너나 잘하세요라고 말하는 것은 나비꿈을 꾸는 장자인가 장자꿈을 꾸는 나비인가?  헛소리가 심해지는 것을 보니 글을 끝낼 때가 된것 같다. 

혹시 이글을 읽는 사람이 있다면 미리 말해두지만 이것은 치유의 글쓰기입니다.  즉 글쓰는 사람의 정신병을 치료하기 위해 쓰는 것이니 혹시 읽게 된다고 답글을 단다든지 아는체를 한다든지 하면 바로 비공개로 전환해버릴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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