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6월 12일 수요일

잉여사회

서문

시.. 시상이 또 떠오른다.
난 당혹스러울 뿐이다.  또 바보같이 저항하며 뻘짓을 하다가 포기하고 키보드 앞에 앉아 그분의 말씀을 받아적기 시작했다.

"잉여사회"
잉여사회라뇨.  난 다시 물었으나 그분은 말씀이 없다.  난 혼자 머릿속으로 헤매기 시작했다.

"잉여라.  요즘 우리 사회가 잉여가 많기는 하지. 특히 젊은층에서.  이거 참 사회문제인데. "

나의 헛짚음을 비웃기라도 하듯 그분이 다시 말씀하셨다.

"대공황이 온다.  잉여 사회로 가지 않으면 전쟁이 난다.  일베와 재특회에서 나치의 냄새가 난다.   "

다 각운을 쓰며 랩을 하시는 건가.  지금도 잉여가 많아서 문제인데 아예 잉여사회로 가라고 하시다니.  일베 그냥 애들이 모여서 희희닥 거리는 사이트 아니었던가?

모든 것은 그분의 말씀에서 시작되었다.

제 1장 열정을 가져라.

시작은 자기 개발서처럼 희망을 주는 아니 자위를 주는 메시지로 시작을 해본다.  요즘 세상이 좀 각박한가.  명문대 졸업이나 유학박사 들도 삼성에 들어갔다가 단물만 쪽 빨리고 치킨집을 개업하는 세상이고 그나마도 못들어가서 얼마나 난리인지.  서점에 가면 열정을 가지고 이 험한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알려주는 자기 개발서들이 가득하다.   사실 직장이나 자영업에서 성공할려면 열정을 가져야 성공할 수 있는 것이 맞는 것 같다.  성공한 사람치고 난 열정이 없었는데 성공했다고 책을 쓰거나 강연을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그 반대는 많으니 말이다.  아무리 불황이라고 그래도 삼겹살이 예술적으로 맛있는 집에는 손님이 미어터지기 마련이다.   자기 개발서들은 우리도 그렇게 될 수 있고 그렇게 되지 않으면 우리에게 미래란 없으며 그러기 위해서는 열정을 불태우라고 말한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삼겹살에 미쳐라.  고기를 굽는 불판에 따라 맛이 달라지니 전국을 돌아다니며 각종 돌에 테스트해보아 최고의 불판을 찾아라.  

 그런데 세상에 성공한 사장님이나 대기업에 이사가 몇이나 있는가?  그말은 우리가 현재 직장에서 성공하기 위해 열정을 불태우는 순간 우리는 확률적으로 성공하지 못하는 사람에 끼게 된다는 말이다.  그럼 당신의 인생은 불행하게 된다.   이것을 이해하기 쉽게 저질로 설명해주겠다.  세상에서 김태희가 가장 예쁘다고 해보자.  당신이 김태희와 결혼하기 위해 열정을 불태우는 순간 그리고 나머지 사람들도 이러한 열정에 동참하는 순간 당신은 불행하게 될 일만 남은 것이다.  자기 마누라를 김태희와 비교하며 자신은 실패했다고 생각하며 사는 당신은 얼마나 비참할 것인가?  테레비에서 김태희가 나올 때마다 눈물이 주루룩 흐를 것이다.

 그런데 열정을 가지라니.  이분의 말씀은 얼마나 불친절한가.  실패하면 연락 말고 성공하면 친하게 지내자는 건가.  이러니 저러니 해도 김태희랑 결혼하는 사람은 한명은 있을 것이고 아무래도 그놈과 친하게 지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가려진 커텐틈 사이로 너를 처음 보았을 때부터 너는 다른 남자의 아내였던 것이고 그래도 김태희는 예쁜 것인가?  그분의 말씀을 친절히 설명해 주면 이렇다.  세상에는 여러 종류의 사람들이 있다.  어떤 사람은 희한하게 삼겹살이나 전자제품 영업에 열정을 느끼고 어떤 사람은 예를 들어 원예나 목공예에 열정을 느낀다.  당신이 만약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열정을 느끼거나 돈을 버는 일에 열정을 느낀다면 좋다.  그냥 살면 된다.  요즘 세상에는 그렇게 사는 것 격려하고 마누라들도 좋아할 것이다.  그런데 당신이 찌질한 것 혹은 다른 말로 돈이 안되는 것에 열정을 느낀다면 어떻게 할까?  당신이 프라모델 조립에 열정을 느낀다고 해보자.  만약 당신 나이가 많다면 사회적 압력이 상당할 것이다.  혹시 당신이 귀가 얇다면 흔들릴지도 모른다.  이 지점이 바로 그분이 말씀하신 지점이다.  "당신 만의 열정을 가질 수 있다면 그것이 어떤 것이든 감사하고 지켜라."  회사일은 당신이 짤리지 않을 만큼만 하면 된다.   이부분에서 이글을 읽는 분들 중 분노하시는 분이 있다면 그분에게 말해라.  난 모른다.  

 인생이 백미터 경주인데 4천만명이 함께 뛰고 이건희 가족은 페라리를 몰고 달리기에 참가하고 있다고 생각해봐라.  생각만해도 입에서 단내가 나는 것 같다.   그런데 인생이 보물찾기라고 생각해보자.  4천만이 넓은 들판에서 각자 보물을 찾아서 자신만의 장소를 뒤지고 있다고 생각하면 누가 페라리를 몰건 비행기를 몰건 자신만의 장소에 보물이 숨겨져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왠지 다단계로 시작하여 로또로 끝나는 막장인생의 정석을 보여주는 것 같아 긴가민가 하다.  

 제 2장 행복 = 소유 / 욕망

 패러다임이라는 것이 있다.  굉장히 오랜 기간 동안 정석으로 받아들여져서 너무나 당연시 여겨지는 것들이다.  그것이 작동하는 기간에는 그걸 알고 있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그런데 이것이 변화하는 시기에는 오히려 이것에 대한 사람들의 고정관념 때문에 방해가 되는 일이 생기곤 한다.   그러한 패러다임의 변화 한가지를 말해주겠다.  우리 사회는 6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기회가 많은 열린 사회였다.  성장률이 높은 사회였고 공급보다 수요가 많은 시기였다.  그런데 이제 기회가 없는 닫힌 사회로 변화하고 있다.  그래서 과거의 패러다임이 잘 맞지 않고 있다.  중장년층이나 노인과 같은 기성세대를 비난하거나 무시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들 세대도 피똥싸게 힘들었고 전지구적으로 나름 전체적으로 성공적으로 살아 내셨다.  그런데 그분들이 그렇게 힘들게 익힌 생존의 노하우가 패러다임이 변하는 지금은 오히려 방해가 된다.  존경하는 기성세대를 무시하는 것 같아 왠지 죄송하다.

  내가 지금 예언을 하는 건가?  아니다.  나는 시속 100km 로 달리는 사람에게 앞에 제한속도 30의 커브가 있으니 속도를 줄이지 않으면 큰일날 것이라고 말하는 거다.  과거에는 직선도로였기 때문에 빨리 갈수록 잘하는 것이었기에 내말은 무시될 가능성이 높다.  속도를 줄이고자 해도 사람이 잘 안변한다.  기가막히게 운전을 해서 드리프트 턴으로 바퀴를 배수관 턱에 걸쳐 두부를 흘리지 않는 턴을 만들어 낼 수도 있다.  하지만 확률적으로 말하면 사고가 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게다가 인류는 70년 쯤 전에 이런식으로 교통사고를 낸 경험이 있다.  교통사고를 낸 사람은 이미 늙어 죽었고 그 다음 다음 세대가 운전을 하고 있어 기억이 가물가물한 것이 문제다.  (그전에 있었던 사고는 레밍스 조깅을 하다 절벽에 빠진 거라 좀 이야기가 안맞는다. ) 결론부터 말하자면 우리 사회가 이러한 변화를 받아들이지 않아도 지구는 돌아간다.  확률적으로는 굶어죽을 정도로 힘들다가 세계 전쟁이 나면서 풀릴 가능성이 가장 큰다.  인류가 좀더 성숙해지면 전쟁을 피할 수 있을 것이고 만약 성숙하지 못하면 전 지구적으로 고생 좀 하고 이 다음번엔 더 성숙해지길 바랄 수 밖에.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인류 자체가 공멸할 가능성이 좀 커졌다는 것이 지난 번과 다른 점이지만 인류로 보면 멸종에 가까운 위기가 와도 지구적으로 보면 공룡이 멸종한 이후에 또 한번의 변화일 뿐이다.

  인류 전체의 멸종을 남 일하듯 말하는 그분의 스케일에 놀랄 뿐이다.  그분 나름대로는 경고를 하는 것으로 할 일을 한다고 생각하시는 듯.   참 설명이 늦었는데 과거의 행복 방정식은 소유를 늘리는 것이었고 앞으로 필요한 행복 방정식은 욕구를 줄이는 것이다.   욕구를 줄이기 진짜 쉽지 않다.  한번 그랜저 타보면 마티즈 타기 쉽지 않다.  그나마 좀 도움이 되는 것이 행복해지는 것이고 이것이 1장에서 열정을 가지라는 이유이다.  사랑에 빠지면 행복해지고 욕구가 조금 줄어드는 현자의 타임이 오게 된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할 때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게되어 물질로 보상하려는 욕구가 줄어든다.  혹시 엄청나게 빡센 하기 싫은 일을 할 때 충동구매를 해보신 분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비유적으로 설명한다면 이미 좋은 곳에서 사는 사람은 여행을 서두를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아침에 사는 곳을 한바퀴만 돌아도 행복할 수 있다.  그런데 자신의 삶이 너무 괴롭다면 비행기를 타고 12시간을 날아서 2박 3일을 지내고 다시 돌아오는 여행이라도 할 것이다.  첫번째와 두번째의 차이는 여행에 필요한 에너지 혹은 자원의 차이이고 물론 두번째 사람은 비용을 지불 할 만큼 돈을 벌수 있지만 앞서 말했듯이 모두가 비지니스석을 급하게 살 만큼 돈이 많아질 수는 없다.  참 오해하실까봐 기존 자기자위서는 돈되는 일에 열정을 가지라는 것이고 그 분 말씀은 그냥 니가 좋아하는 일에 열정을 가지고 그일이 돈이 안되면 먹고 살만큼만 돈은 벌어서 그 돈으로 취미생활을 해서 행복해지라는 것이다.

 제 3장 좀비와 함께 살아가기

  여기 어떤 분이 그분의 말씀을 듣고 천지가 개벽할 충격을 받으시고 그분을 받아들이는 무모한 결정을 하게 된다고 하자.  그분이 비록 이러한 삶을 살고자 하여도 사회가 그분을 가만 놓아두지 않는다.  당장 하는 일에서 짤리지 않을 정도만 하면 곧 있으면 정리해고 되고 나이 들어서 고생할 가능성이 높다.  요즘 젊은이들이 엄청난 스펙과 열정으로 그 일에 지원하려고 할 것이고 경영자가 보기에는 당신이 별로인게 보인다.   즉 이러한 변화를 실천하는 사람이 가장 먼저 접하게 될 상황은 자신은 제정신이고 인류의 미래를 위해서 옳은 결정을 내렸는데 다른 사람들이 모두 미쳐서 모두를 공멸로 몰아갈 길로 몰아가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정서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좀비다.  각 시대마다 자신을 대표하는 정서적인 공포가 있는데 예를 들어 드라큐라는 소작농을 착취하는 귀족, 혹은 노동자를 착취하는 자본가를 뜻하고 처녀귀신이나 구미호는 여성을 억압했던 조선시대의 잠재적인 공포가 드러나는 것이다.

 좀비는 쉬지도 않고 열심히 일하고 얼마전까지 알고 지내던 우리 이웃 전부이며 느린데 수가 너무 많아서 도망갈 수도 없고 결국 다 죽자는 식으로 덤비고 전염이 된다.  사람이다가 좀비가 되는 수는 있는데 좀비가 사람이 되는 수는 없다.  드라큐라는 결코 먹이가 되는 대상 전체를  멸종시키지는 않고 오히려 먹이가 되는 대상보다 세련된 취향을 가지고 있는데 좀비는 아주 저질의 취향을 가지고 있고 경멸의 대상이 될 뿐이다.  좀비의 신음소리를 "도오온~~" 으로 바꾸거나 "모오니~~" 라고 바꾸면 이해가 될 것이다.

 이것이 뜻하는 것은 무엇일까?  즉 자신만 바꾸면 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 주변의 대다수가 바뀌어야 앞서 말한 변화를 이루어 낼 수 있는 것이다.  경기장에서 앞사람이 일어나면 뒷사람도 일어나고 결국은 모두가 일어나야 한다.  그런데 비록 모든 사람이 큰 고생을 하며 2시간동안 서서 보았으나 모든 사람이 편하게 앉아서 경기를 관람한 경우에 비해 부가가치를 창출한 것은 아니다.  고생만 하고 득이 없는 경우이다.   이런 경우를 피하기 위해서는 내가 앉으면 다른 사람들도 앉을 것이라는 사회적 신뢰가 있어야 한다.  이런 신뢰가 없는 사회는 이런 비효율을 비용으로 치뤄야 하는 것이다.

 게임 이론으로 볼때 이렇게 신뢰가 형성된 집단이 취할 수 있는 해결책의 종류와 비용이 신뢰가 없이 각자 알아서 해결해야 하는 경우보다 훨씬 다양하면서도 전체 비용이 저렴한 경우가 많다.   아주 쉬운 예를 들면 죄수의 딜레마를 설명해보자.  두명의 도둑이 잡혔으며 각자 분리된 방에서 심문을 받고 있다.  만약 두명다 범죄를 부인하면 둘 다 1년형을 받고 한명이 자백하면 한명은 무죄 한명은 10년이 되고 둘다 자백하면 둘다 5년이 된다.   이 때 두 도둑사이에 신뢰가 있다면 두명에게 가장 좋은 솔루션은 둘 다 1년형을 받는 것이다.  그런데 두 도둑 사이에 신뢰가 없다면 둘은 서로를 믿지 못하기 때문에 둘 다 자백하고 둘다 5년형을 받게 된다.  이 것은 각자 개인의 도둑이 똑똑하거나 능력이 있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이다.   아무리 개인적으로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예를 들어 학교 문제와 같은 데서는 선택가능한 옵션이 별로 없는 것이다.  그래서 좌파나 우파나 잘난 사람들은 자식들을 해외로 보내든 국제중 특목고로 보내든지 하려하는 것이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이재용씨가 아들을 국제중 보낼라고 사회적배려자 신청할지는 몰랐다.  좀 환상이 깨지는 듯.  

 제 4장 열심히 일한 사람을 벌 주기.

   우리가 소달구지 타고 신작로를 가며 감동하던 시절에 항공모함에서 전투기를 발진시키며 신나게 싸우시던 분들이 계셨다.   70년전에 그 교통사고를 내셨던 분들 되시겠다.  그분들의 후예들은 교통사고의 기억이 너무 컸던 나머지 교통사고를 예방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였다.  

  그러기 위해서 그분들이 했던 것이 바로 소득세 차등부과이다.   그리고 될 수 있는 한 임금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 노력했다.  그래서 배관공이 교수 보다 돈을 더 버는 어처구니 없는 사회가 되었다.   엄청난 소득을 올리는 사람에게는 엄청난 세금과 가끔 벌금을 내야 할 때는 소득에 비례해서 냈기에 과속 딱지가 1억씩 물리는 경우도 있었다.   건희 대제처럼 상속세를 탈루하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사업가들은 못살겠다며 국적을 바꾸는 경우도 있었다.

  이런 사회는 열심히 일한 사람을 벌 주는 사회라고 우리 언론들은 떠들어 대는 데 쉽게 말해서 아프리카 사람에게 비만과 성인병이 우려되니 햄버거나 피자는 먹지 말라는 말이되겠다.  한마디로 헛소리고 알면서도 그런 말을 하는 의도가 있으니 나쁜 소리다.  그럼 열심히 일하는 사람을 벌주는 논리적 근거는 어디서 올 수 있을까?

 여기 한정된 풀밭이 있다고 해보자.  10사람이 사는 데 다들 소를 한마리씩 키워왔다.  그런데 어떤 사람이 엄청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있어서 혼자서 소를 열마리씩 열정을 가지고 키워낸다고 해보자.  그럼 당장 풀밭에 풀이 줄어들어 전체에게 피해가 가게 된다.

 제 5장

 "이제 알겠고 어디로 가야하는지도 알겠는데 그래서 우리는 어디서부터 변화해야 하나요?"

난 그분의 말씀을 듣고 감동을 받아 소리높여 물어보았다.

"..."

  솔직히 그분도 모른다.  우리가 좀비로 둘러싸였는데 그분이라고 무슨 용빼는 재주가 있겠나?  아는 사람 있으면 나도 좀 알려주라.   내가 생각하는 몇가지 방법을 말해주겠다.

 1. 딴지 멤버쉽을 가입한다.  (외국에 거주하는 사람은 미팅에 참가할 수 없으니 깍아달라)

2.  시사인을 정기 구독한다.

3.  한겨레나 경향신문을 구독하거나 뉴스 타파에 돈을 좀 기부한다.

4.  진보정당에 돈을 기부한다.

5.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끼리 오프라인에서 만나 교류를 가진다.

6. 생협에 가입한다.

7.  "고래가 그랬어"를 구독독하고 고래삼촌이 된다.



전형적인 기승전광고의 훌륭한 구조를 가진 글이 되었다.

행복자전거당 당수  (www.happybicycleparty.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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