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9월 7일 화요일

그들이 말하지 않는 진실 #8 - 대학에 관하여

누구나 대학에 개혁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대학을 비판하시는 분들 중에는 대학은 학문을 하는 곳이지 직업학교가 아니라고 주장하시는 분이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 짧게 언급하고자 합니다.

대학은 역사적인 의미를 살펴보면 학문을 하는 곳이 맞습니다. 그런데 단어에는 역사적인 의미와 현재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현재적 의미의 대학은 직업학교가 맞습니다. 그 근거로 사고 실험을 해보죠. 지금 높은 등록금으로 대학교에 힘들게 다니고 있는 대학생들에게 대학은 학문하는 곳이지 취업을 준비하는 곳이 아니라고 해봅시다. 대학생은 아마 "어머, 제가 잘못왔네요. 취직을 준비하는 곳은 어디인가요? " 할 겁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학문하는 사람의 비율을 찾아봐도 좋을 듯 합니다.

제가 비판하는 것을 오해하지는 마세요. 저는 오늘 우리가 힘든 이유는 인문학이 부재하기 때문이고, 인문학을 하는 사람은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하는 사람이며, 인문학을 하는 학생들은 등록금을 안받는 대신에 아주 소정의 월급을 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제가 비판하는 것은 오늘날 우리의 대학이 직업학교로 적합한가 입니다. 그 답은 어떤 직업을 대상으로 하는 가에 따라 틀릴 것입니다. 예를 들어 조선대 의대는 직업학교로 아주 좋은 곳입니다. 그런데 예를 들어 서울대 독어 교육학과는 직업학교로 아주 안 좋은 곳입니다. (서울대 독어 교육학과를 졸업하신분들은 제게 돌 던지지 마세요. 하늘처럼 높으신 저의 마누라님과 저의 형님, 형수님이 다 서울대 독일어 교육학과를 졸업했으니까요. )

놀라웁게도 고등학교로 직업교육을 마치면서도 우리보다 잘 사는 나라들이 있습니다. 핀란드나 독일은 고등학교때 직업학교가 아주 잘 되어 있어서 고등학교만 마치고 먹고 살 수 있습니다. 흔하게 예로 드는 것이 배관공이 아주 소득이 높은 직업이라는 거지요. 사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종사하는 자영업을 하기 위해서 대학학위가 필요한 것은 아니쟎습니까? 파리 바켓트나 교촌 치킨 하시는 분들 중에서 저보다 돈 훨씬 잘 버는 분도 많습니다만 그 분들이 현재 직업에서 성공하시는 데 대학 교육이 필요했던 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그런데 모든 일에는 역사적인 이유가 있게 마련입니다. 오늘날 직업 학교로 좋지 못한 대학에도 학생이 몰리고 "대학은 당연히 나오는 것"이라고 하는 이유는 우리나라가 지난 50년동안 놀라운 압축 성장을 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가 계층에 열린 사회였던 것이지요. 대학교 때 4년동안 놀면서 데모해도 기업에서 받아들일 자리가 있었던 것이지요. 그런데 이제 그런 상황은 거의 끝났습니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3대가 노동자인 집안이 없습니다. 1대가 농민이었다면 2대는 노동자 3대는 중산층으로 진입하는 사회였다면 향후에는 아쉽게도 3대가 내리 노동자인 세상으로 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럼 중구난방입니다만 결론을 내보면 이렇습니다. 직업학교는 직업학교로서 직업에 대해 확실히 가르치라. 학생들은 직업학교로서 취직에 대해 생각하면서 대학에 가라. 그리고 어떤 일부 직종에 있어서 취직에 대한 최선의 답변은 고등학교일 수 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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